오늘도 별일 없었는데 괜히 마음이 허전했다. 해야 할 일은 끝냈고,
누구와 크게 다툰 것도 아닌데 집에 돌아오니 공기가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.
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쇼핑 앱을 켰다.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넘기다가,
결국 하나를 결제했다. 그 순간만큼은 묘하게 안심이 됐다.
뭔가를 채운 기분이 들어서.
그런데 이상하게도 물건이 도착하면 그 감정은 오래 가지 않았다.
상자를 열고 나면 잠깐 설렘이 있고, 이내 다시 비슷한 허전함이 돌아왔다.
그때야 조금씩 알게 됐다. 내가 채우고 싶었던 건 물건이 아니라,
설명되지 않은 감정이었다는 걸.
나는 그냥 ‘지금 이대로 괜찮은 상태’라는 확신이 필요했던 것 같다.
그래서 요즘은 사고 싶은 마음이 올라올 때 바로 결제하지 않는다.
대신 잠깐 멈춰서 스스로에게 묻는다. “지금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뭐지?”
그러면 의외로 답은 단순하다. 누군가와 짧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날도 있고,
아무 말 없이 음악을 듣고 싶은 날도 있다.
그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면, 굳이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조금은 괜찮아진다.
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물건을 사는 행위보다,
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더 익숙해진 것 같다. 빠르게 결제하고,
빠르게 받는 흐름 속에서 감정을 잠시 덮어두는 방식.
나 역시 그 안에 있었지만, 이제는 조금 다르게 선택해보려 한다.
결국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건 ‘무엇을 가졌느냐’보다,
‘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있느냐’에 가까웠다.
그래서 오늘은 아무것도 사지 않았지만, 어제보다 덜 허전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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